칠레 매몰광부 69일간 어떻게 살았나

칠레 매몰광부 69일간 어떻게 살았나

입력 2010-10-13 00:00
수정 2010-10-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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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건 ‘다이어트’…아이팟·성경 제공받아

지난 8월5일 발생한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 붕괴사고로 13일(현지시간)까지 69일간 지하 700m에서 매몰돼 있던 광부 33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이들이 버텨낸 그간의 암흑 생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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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서 매몰됐다 처음으로 구조된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구조 직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을 껴안고 있다. AP캡처
12일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서 매몰됐다 처음으로 구조된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구조 직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을 껴안고 있다.
AP캡처


◇ 광부들 생존을 건 ‘다이어트’=매몰된지 17일 뒤 생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 광부들은 작업반장인 루이스 우르주아(54)의 지도 아래 48시간마다 한번씩 스푼 2개 분량의 참치와 쿠키 반 조각,우유 반 컵으로 버텨야 했다.

 이들의 생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뒤 매몰 지점까지 뚫린 지름 10㎝ 크기의 작은 통로를 통해 수프,의약품 등이 전달되기 시작했다.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광부들은 서서히 고기와 쌀 등으로 이뤄진 하루 2천200칼로리로 열량이 제한된 식단에 맞춰 음식물을 섭취하기 시작했다.

 이들을 구조하기 위한 통로가 지름 66㎝에 불과해 과도하게 체중이 불어날 경우 구조가 불가능해질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광부들은 매몰된 터널 인근에 설치한 간이 변소 시설을 이용했고 수도관을 설치해 음용수를 공급 받았다.

☞[사진] 칠레 광부들 구조되기까지

 ◇ 지상과의 화상통화=지난 8월22일 구조대원들이 생존자 확인을 위해 지하 깊이 박은 드릴을 두드려 생존 사실을 알린 광부들은 이후 작은 구멍을 통해 광섬유 전선을 내려받아 지상과 전화 통화는 물론 화상 통화도 하게 됐다.

 의료진들은 구멍을 통해 생체측정 벨트를 내려보내 광부들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하고 호흡,체온,혈압 등 활력징후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

 ◇ 지하 700m에서의 일상은=광부들은 지상에 생존 사실을 알린 직후부터 아침,점심,저녁 세끼 식사와 오후 한차례 다과 시간을 갖는 등 규칙적인 식사 스케줄을 짰다.

 또 500와트 전선을 내려받아 지상으로 귀환했을 때의 신속한 적응을 돕기 위해 낮 시간대에는 불을 켜놓고 밤 시간대에는 소등해 지상에서의 환경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했다.

 구조 과정에서 좁은 통로를 통해 끌어 올려지는 동안 최장 1시간을 견뎌야 하는 만큼 전문가들이 특수 고안한 운동 계획에 따라 광부들 모두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체력과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데 주력했다.

 최근 몇 주 전부터는 구조를 위한 통로를 굴착하는 과정에서 매몰된 터널 바닥에 떨어지는 잔해들을 치우는 작업에도 동참했다.

 ◇ 매몰 광부들에 아이팟·성경 제공=매몰된 광부들 가운데 일부는 축구광이었고 1명은 프로 축구선수 출신이어서 이들은 칠레와 우크라이나의 친선 경기를 작은 프로젝터를 통해 관람했다.

 또 펠레,마라도나 등 과거 인기 축구 선수들의 경기 동영상을 즐기고 한쪽 구석에 마련된 ‘카지노’에서 카드 게임이나 도미노,주사위 게임 등을 즐기며 불안감을 떨쳐냈으며 지상의 가족들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위안을 얻었다.

 최근에는 일간지를 받아보며 지상에서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시작했고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제공한 최신형 아이팟,성경책,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직접 보낸 묵주 등을 받았다.

 광부들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담배와 주류 등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흡연자들은 니코틴 패치나 니코틴 껌에 의존해야 했고 주류 반입은 안전을 고려해 허용되지 않았다.

 광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모은 선물은 고화질 캠코더였는데 이들은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생활을 지상에 전하고 광부들이 가장 즐겨 들었던 농담들을 모아 촬영한 8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지상에 올려 보내기도 했다.

 코피아포<칠레> 부에노스아이레스 dpa.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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