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문제의 근본 원인은 청년이 너무 많다는 것”

“지구촌 문제의 근본 원인은 청년이 너무 많다는 것”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3-06 13:54
수정 2016-03-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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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논평서 소개...”우리 시대처럼 인구 편중된 적 없어”

 흔히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돼 이로 인한 사회 문제가 인류를 위협하게 될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실상 더 큰 문제는 청년들이 너무 많은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일요 논평란에 ‘세계는 청년 과다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제목의 분석을 실었다.

 신문은 “역사상 우리 시대처럼 인구가 편중된 적은 없었다. 잘사는 나라에 노령층이 집중되는 반면, 그렇지 않은 나라엔 젊은이들이 넘쳐난다”며 청년층 과다가 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 인구의 급증은 세계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정치적인 불안을 싹트게 하며 대규모 이주를 촉발함으로써 결혼부터 도시의 팽창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신문은 따라서 우리 시대를 반영한 경구로는 “청년들을 신경 써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노년에 그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할 것이다”가 알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현재 인류의 4분의 1은 10∼24세로, 이들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에 거주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매달 100만 명이 일자리를 찾고 선거 등록을 하는 나이인 18세에 도달한다. 이 덕분에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노동 가능한 인구가 많은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15∼34세의 인도 인구는 4억 2200만 명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국민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교육 기회를 부여받고 이전 세대보다 세계와 더 긴밀히 연결돼 야심도 더 크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고향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수백 만 명이 시골에서 도시로, 환영받지 못하는 다른 먼 나라로 떠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문은 “각국 집권 세력은 열망이 좌절되면 악의적인 힘으로 바뀔 수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한 세대 전에 동아시아에서 그랬듯 넘쳐나는 젊은 노동 인구가 한 나라를 부강하게 할 것이라고 더 이상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에 있는 민간연구소인 글로벌개발센터(CGD)는 “젊은이들의 급증에 대응할 준비가 된 경제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좀 더 제대로 된 일자리’는 각 나라들이 직면하고 있는 큰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젊은이 5명 가운데 2명은 일을 하지 않거나 일을 하더라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빈약한 보수를 받고 있다.

 개발도상국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좀 더 많긴 하지만 대부분이 임시직인 데다 임금 수준이 낮고 법적 보장도 주어지지 않는다. 또 여성들의 경우 상황은 더 나쁘다.

 선진국에서도 청년 실업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유럽의 청년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미국에서도 16∼29세 청년의 17%가 학교에 다니지도 않고 직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ILO 연구소의 책임자를 맡고 있는 레이먼드 토레스는 “청년 실업률의 증가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사회 불안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청년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사회적 약속이 약화돼 사회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청년층의 폭발적인 증가로 전 세계적인 ‘세대 차’가 심화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문제로 꼽힌다.

 독일의 평균 나이는 46세, 러시아는 39세, 미국은 37세인 반면 인도는 27세, 나이지리아는 18세에 불과하다.중국 정부는 청년 노동력이 빠르게 감소하자 수십 년 동안 고수해온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2명까지 자녀를 둘 수 있도록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각 나라 사이의 이 같은 평균 나이 차이는 인구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이주를 촉발한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에르스테 그룹뱅크의 연구 책임자인 라이너 뮌츠는 인구 불균형과 이로 인한 문제를 적절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진국들이 다른 지역에서 인재 채용을 위해 경쟁하기 위한 ‘인구 차익거래(demographic arbitrage)’ 방식의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이 지난주 유럽의 난민위기 해결을 위해 본국에 개발 원조를 해줄 테니 유럽에 경제적 이주민은 들어오지 말라고 발언하는 등 현실 세계는 인구 균형을 맞추기 위한 대책과는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신문은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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