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트리아분나 해안가. 2025.5.14 AFP 연합뉴스
지난 3월부터 이상 고온을 겪으며 해조류 확산이 심해진 호주의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SA) 일대 바다에서 독성 해조류가 폭발적으로 증식해 200종 이상의 해양 생물이 대량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현지 과학자들과 환경보호 단체들은 지난 3월부터 독성 해조류 ‘카레니아 미키토모이’가 이 해역에 대규모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어업 보호 단체 ‘오즈피시’의 브래드 마틴 매니저는 “해변에 사체들이 널려 있다”면서 “우리 단체 자원봉사자들이 ‘해변을 따라 1㎞를 걸었는데 가오리와 다른 해양 생물 100여마리가 죽은 것을 봤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전했다.
오즈피시가 3월 이후 이 지역 바닷가에서 해양 생물 사체가 발견됐다는 시민 신고 14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약 100종의 어류를 포함해 200종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해조류가 퍼진 해역은 약 44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해조류는 주로 햇볕이 강하고 따뜻한 날씨에 발생하는데 호주가 3월부터 이상 고온을 겪으면서 해조류 확산이 심해졌다고 SA주 정부는 설명했다.
수전 클로즈 SA주 환경부 장관은 이번 현상이 바다의 고온과 잔잔한 해류가 합쳐진 결과라면서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날씨가 크게 바뀌어야 한다. 이를 촉발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공영 ABC 방송에 말했다.


지난 3월 29일(현지시간)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SA) 해안에서 독성 해조류 확산으로 폐사한 물고기. 2025.05.16. AFP 연합뉴스
호주 뿐만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세계 곳곳의 해변에서 고래 등 해양생물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한 해 세계 곳곳 해변에서 고래 등 해양생물이 떠밀려와 떼죽음을 당하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바닷물 온도 상승 등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에선 물고기들이 무더기로 죽었고 미 북동부 뉴저지에선 고래들이 좌초했다. 뉴질랜드에선 성게, 불가사리, 가재 등이 해변에 떠밀려왔다. 호주의 한 강에선 썩은 물고기 수백만 마리가 강물의 흐름을 꽉 막을 정도였다.
동유럽 폴란드에서도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전 세계에서 담수와 바다에서 사는 생물이 대규모로 죽어 나가 과학자들이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물속에 더 많은 조류가 증식하고 이에 따라 물속의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뉴질랜드 해안에서는 어린 펭귄 수백마리가 지난해 6월 물에 떠밀려 와 죽었다. 현지 환경 당국은 기후변화 때문에 펭귄이 위험을 무릅쓰고 더 깊고 추운 물속으로 들어가 먹이를 찾으려다 이런 비극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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