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아킬레스건 티베트를 가다] 티베트 불교 장악 나서는 中

[중국의 아킬레스건 티베트를 가다] 티베트 불교 장악 나서는 中

입력 2010-07-09 00:00
수정 2010-07-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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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고령과 건강악화로 후계자 문제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14세 달라이 라마 후임에 대해 “종교의식에 맞춰 선발돼 중앙정부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세 판첸 라마와 마찬가지로 중앙 정부가 15세 달라이 라마 선발에 관여하겠다는 얘기다.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하오펑 부주석도 지난달 29일 외신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라싸의 조캉사원과 시가체의 따시룬포사원 등 티베트 현지의 주요사찰 승려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확대돼 있었다. 따시룬포사원의 간부 승려인 녠자는 “개혁·개방 이후 중앙정부가 사찰의 발전을 위해 투입한 자금이 8000만위안이 넘는다.”며 당국의 티베트 불교 정책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가 1995년 11세 판첸 라마로 지명한 초에키 니마를 인정하지 않고, 기알첸 노르부를 지명해 불교계 고위인사로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20세가 된 기알첸 노르부를 정협 위원으로 선임, 정치적 무게까지 실어줬다. 베이징에서 거주하는 기알첸 노르부는 최근 들어 부쩍 티베트행이 잦아졌다. 지난 4일에는 라싸에서 환생 부처를 지정하는 의식을 주관하기도 했다. 판첸 라마의 영향력이 강력하게 미치는 따시룬포사원측은 “11세 판첸 라마(기알첸 노르부)가 우리의 가장 높은 지도자”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은 티베트 불교의 양대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 가운데 판첸 라마를 통제권에 묶어 티베트 불교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에는 아예 티베트 불교의 활불(活佛) 인준 규정을 정부의 심사 및 비준을 거치도록 바꿨다. 14세 달라이 라마 사후 후계자 선정 과정에서도 이 규정을 적용할 것이 분명하다. 머지않은 시기에 중국 안팎에서 15세 달라이 라마의 정통성을 둘러싸고 다시 한번 뜨거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라싸·시가체 박홍환특파원

2010-07-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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