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성공 ‘오스템임플란트차이나’
지난 6월 중순, 중국 상하이 푸서지역 훙메이루의 한국인 치과. 직장여성 멍요우(33)는 “인근 차오바오루에서 택시를 타고 일부러 한국인 치과를 찾아왔다.”며 “한국인 의사의 시술비가 중국인 의사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기술이 좋은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상하이 홍메이루 인근 한인타운의 한 치과. 중국에는 교정이나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 의료산업과 기술이 중국에서 호평받고 있다. 유명 백화점에서 한국 화장품과 의류가 불티나게 팔리듯 한국 성형외과와 치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인 의사들은 주말을 이용해 중국을 찾아 시술한다. 아예 중국으로 이민와 베이징과 상하이 등의 한인타운에 개업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척추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이 중국 ‘천사력집단’과 합작해 상하이에 분점을 내는 등 대형 병원 진출도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의료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한 대기업 주재원은 “중국 측 합작파트너와의 갈등, 수익성 악화 등으로 국내 병원체인이 중국에 투자했다가 손을 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례로 Y치과체인은 상하이에 성형외과를 겸한 종합병원 형태로 진출했으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철수를 고려 중이다. 베이징의 대형 S병원도 국내 대기업과 5개 병원, 중국 측 파트너가 함께 운영했지만, 경영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반면 의료기기산업은 병원과 달리 단독 진출이 가능하도록 문이 열려 있다. 청도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가 온열매트와 초음파치료기 등으로 연간 매출액 5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뒀고, 오스템임플란트차이나는 시장점유율 35%를 기록 중이다. 오스템임플란트차이나의 김상배 부총경리는 “중국에선 벤츠를 타고 다니는 사람 가운데도 틀니를 하는 사람이 많다.”며 “중형차를 구매할 수 있는 고객은 모두 우리 잠재고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전체 치과의사 수는 8만여명.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의사는 이중 1200여명(1.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업 치과의사의 80%가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하다. 중국도 매년 치과의사 신규 면허 취득자 수는 1만여명을 넘어서며, 4년 내 임플란트 시술 가능의사 수도 1만 5000명을 넘길 전망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10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블루오션’ 진출을 2004년부터 준비해 왔다. 시장 진입장벽이 이미 높아진 뒤였다. 1998년 중국 화시대학이 자체 개발한 임플란트로 시장을 형성했는데, 시술 성공률은 50%에 못 미쳤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ITI, 노벨, 프리아덴트 등 고급 브랜드가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우선 ‘교육마케팅’에 투자했다. ‘오스템미팅’이란 교육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진행했고, 모임을 반복해 교육 수료자들의 구전마케팅을 극대화시켰다. 영업사원을 활용한 직판제와 할부제도 효과를 발휘했다. 현재 중소병원과 개인병원의 60%가량은 오스템임플란트차이나의 고객이다.
sdoh@seoul.co.kr
2010-07-15 4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