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황장엽 조문 어떻게 처리하지?”…속내 복잡

민주 “황장엽 조문 어떻게 처리하지?”…속내 복잡

입력 2010-10-12 00:00
수정 2010-10-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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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조문 문제를 놓고 민주당의 내부 기류가 복잡하다.

 이번 조문이 단순히 개인에 대한 애도 차원을 넘어 자칫 국민여론과 북한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예민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민주당은 12일 고심 끝에 박지원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이 오후 빈소를 방문하되 손학규 대표 등 당 차원의 공식적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조문에 전면 불참했을 경우 여론의 역풍 가능성 등을 감안,대표성을 가진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역할분담을 하는 식으로 절충점을 찾은 셈이다.

 대신 손 대표는 전날 조화를 전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양승조 비서실장을 빈소에 보냈다.

 손 대표가 고민 끝에 조문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그동안 민주당이 견지해온 대북 기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 고위 관계자는 “황 전 비서가 분단의 희생자이자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분인 만큼 조문 정도는 해야 한다는 의견과 자칫 향후 대북 관계에서 장애가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당내에서 분분한 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손 대표측 핵심인사는 “개인적으로 조문하는 것과 당 대표가 직접 움직이는 것은 그 무게에 차이가 크다”며 “황 전 비서가 생전 햇볕정책 등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로선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당내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며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정체성 논란 때문에 조문에 더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이 천안함 사태,북한의 3대 권력세습 문제에 이어 황 전 비서 조문 문제에서도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북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중도성향의 한 다선의원은 “지도부의 이해는 고민이 되지만 원론적으로 조문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민주당도 북한에 대해 보다 분명하고 적극적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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