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걸리는 사람 많다고 단속 없애나”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총리 후보자 잇단 낙마사태 이후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인사청문제도 개선을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문제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라고 반박하며 맞불을 놓았다.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2006년, 야당인 한나라당 대표 시절 참여정부의 개각을 두고 “야당은 영어로 ‘반대하는 당(opposition party)’이라는 뜻인데 우리가 반대 안 하면 누가 반대하겠나”라고 말한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야당 역할을 못하면 그 나라는 썩는다”며 “지금 급한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고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도 “인사청문이나 국회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본질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망가진 데 있다”며 “확인은 안 됐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검증이 아니라 비선라인으로 사람을 추천하는 것 같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공직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는 것을 포함해 인사청문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한참 벗어난 의혹이 있는 후보를 보호하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겠다는 건가”라며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망신주기로 끌어내린 사람이 누군가”라고 반문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음주운전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음주운전 단속 제도를 재검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민 상식’이라는 잣대로 부도덕·부적격 장관 후보를 솎아내겠다”고 밝혔다.
민병두 의원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비리는 감추고 신상은 드러내지 않는 청문회를 하자는 것은 세월호 수준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세상과 굉장히 단절돼 심하게 고립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사전검증이 철저하다면 (신상 관련 비리 등이) 공개돼 패가망신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청와대가 사전검증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 부실 논란은 인사 추천 및 검증과 관련한 책임자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향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국민통합을 이룰 적임자를 추천하지 못하는 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은 이상하다”며 “대통령은 (김 실장 거취와 관련한) 결단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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