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적 가결당론’ 민주도 일부 반대표…방탄국회 논란에 후폭풍 전망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법안과 추가경정예산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그러나 자유한국당 홍문종, 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온정주의에 이끌린 제 식구 감싸기, 방탄국회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국 현안이었던 특검과 추경을 놓고 파행을 거듭하다 겨우 국회를 정상화했던 여야 정당의 적지 않은 의원이 ‘동료의원 특권 보호’에는 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목소리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홍문종, 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표가 재석 과반에 미달하면서 부결됐다. 재석 275명 가운데 홍 의원 체포동의안은 129명(46.9%)이, 염 의원 체포동의안은 98명(35.6%)만 각각 찬성했다.
반면 홍 의원은 141명이, 염 의원은 172명이 반대표를 행사했으며 여기에 기권·무효표도 더해져 체포동의안 처리가 무산됐다.
현재 국회 의석은 더불어민주당 118명, 한국당 113명, 바른미래당 30명, 정의당 6명 등으로 특히 염 의원의 경우 체포동의안 처리에 야당뿐 아니라 ‘권고적 가결 당론’이 있었던 민주당의 일부 의원도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은 국회의원 간의 동료의식과 함께 표결 전후 있었던 두 의원의 개인 소명과 신상 발언도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됐다.
홍문종 의원은 “동료 여러분이 저를 구속하라고 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면서 “법원에 가서 당당하게 무죄를 밝히고,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죄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고, 염동열 의원은 “직권남용 혐의의 체포동의안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저는 오랫동안 수사에 임해왔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국회는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드루킹 특검과 정부 추경예산안을 각각 의결했다.
드루킹 특검에는 민주당에서, 추경안 표결시에는 한국당에서 무더기 반대·기권표가 나오기는 했으나 찬성표가 더 많아 의결되는 데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국회가 이날 여야 합의대로 특검·추경을 동시 처리하는 데 성공했지만, 국회가 앞으로 원만히 진행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당장 홍문종, 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그에 따른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민주당이 야당의 반대에도 정부개헌안을 헌법상 의결 시한인 24일에 본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24일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국회의장단도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반대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24일은 헌법과 국회법에 의한 본회의 개최 의무일”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불장난으로 시작한 ‘개헌쇼’를 갖고 정쟁을 의도한다면, 국회 일정은 정말 무의미해질 것”이라면서 정부개헌안 철회를 요구했다.
여야가 정부개헌안 처리문제 등으로 다시 대립할 조짐을 보이면서 28일 본회의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여야는 물관리일원화 관련법 등을 당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이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곧 제출할 예정인 것은 변수다. 여야가 홍문종, 염동열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해 권 의원 체포동의안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회 절차상 체포동의안은 국회 제출 이후 첫 본회의에 보고돼야 한다. 국회의장은 그때부터 24시간 경과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처리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에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정부개헌안 처리문제 등 향후 의사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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