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위안부, 형언할 수 없는 잘못…日해결해야”

무라야마 “위안부, 형언할 수 없는 잘못…日해결해야”

입력 2014-02-12 00:00
수정 2014-02-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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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무라야마 담화’ 계승 믿어…양국 정상회담 실현돼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0) 전 일본 총리는 12일 일제 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일본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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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무라야마 전 총리는 방한 이틀째인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 강연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어제 한국에 입국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보니,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과 일본 양측이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 여러 이상한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참 부끄럽다”며 “(일본) 국민 대다수는 저희가 나빴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도 이 점을 인식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그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며 “양국은 우선 과거를 반성한 후에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신이 침략전쟁과 식민지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와 고통을 준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을 담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를 일본 정부가 계승해야 한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며 “이를 존중하며 그대로 실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국민 전체가 이를 계승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담화를 부인하는 각료가 있다면 각료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베 총리도 담화를 계승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담화를 발표할 때에도 만일 부결되면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며 “발표 후 일본 내 일부에서 ‘매국노’라는 비판까지 들었지만, 누가 매국노인지 반문하고 싶었다. 이 담화는 일본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한ㆍ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 대해서도 “양국 정치인들이 이 공동선언 정신에 입각해 협력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오후 내·외신 기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 사이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빨리 정상회담이 실현돼야 한다”며 “양측이 기탄없이 대화를 나눈다면, 그동안 쌓인 오해를 많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를 둘러싼 분쟁에 대해서는 “이 섬들이 서로를 위해 좋게 활용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주변국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젊은 세대 중에는 역사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윗 세대가 이들에게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며 “역사교육과 관련해서도, 일본의 평화 헌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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