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회의 예정시각까지 마라톤 논의…윤병세 “깊이 있는 논의”교도 “왕이, 사드 배치 계획 철회 요구한 듯”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외교수장이 24일 긴 토론을 벌였다.악수하는 한중 외교장관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오전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한 호텔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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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이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공조 체계에 균열을 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윤 장관과 왕 부장의 만남에 시선이 집중됐다.
이날 회의는 예상시간인 1시간을 훨씬 넘도록 이어졌고 왕이 외교부장은 약 75분 만에 윤 장관보다 약간 앞서 회담장을 나섰다.
왕 부장은 애초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시작할 예정인 시각을 조금 넘겨 나왔다.
회의가 길어지면서 양국이 현안으로 부상한 사드에 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왕 외교부장이 윤 장관에게 사드배치 계획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4일 오전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동해로 발사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 속에도 한국과 중국이 사드에 관한 접점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윤 장관은 회의를 마친 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양측 간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 아주 깊이 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며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한국은 회의 시작에 앞서 경직된 양국 관계에 대한 우려를 의식했는지 외교적 언동에 부쩍 신경을 쓰기도 했다.
윤 장관은 조금 일찍 도착해 미리 회의장을 둘러보고서 지정된 장소에서 대기하다 왕 부장이 도착하자 중국어로 “니하오”(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악수를 했다.
이들은 이어 양국 국기 앞으로 이동해 취재진을 보고 제법 길게 악수를 했으며 미소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악수를 끝내고 회담에 임하는 이들의 표정에는 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고위급 만남 때 취재진 앞에서 덕담처럼 주고받는 인사말도 생략하고 바로 회담장으로 직행했다.
이번 회담은 24일 예정된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열렸다.
윤 장관, 왕 부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등 3국 외교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조와 3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기시다 외무상과의 양자 회담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자는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한 ‘화해·치유 재단’에 10억 엔(약 112억원)을 내는 안건을 이날 각의(국무회의)에서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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