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자퇴강요까지…문제교사 백태

성추행·자퇴강요까지…문제교사 백태

입력 2010-07-05 00:00
수정 2010-07-0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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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상습적인 폭행으로 아이가 시력을 잃을 뻔했습니다” “급식비와 학교운영비가 밀린다는 이유로 자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가 최근 내놓은 ‘2008~2009년 상담활동 사례집’에는 비정상적인 교사들의 폭력·폭언, 성추행과 학교의 ‘제식구 감싸기식’ 대응으로 고통받는 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사례집에 따르면 교사들의 폭행에 가까운 체벌은 물론 체벌과 관계없이 자행되는 신체적·정신적 폭력이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아빠라고 밝힌 한 피상담자는 “40대 중후반인 여교사가 반 친구들에게 한 학기 동안 있었던 (우리 아이 잘못과 관련된) 일을 모두 적어내도록 했다. 또 그 결과를 갖고 처벌 회의까지 열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툭하면 몽둥이로 아이들 머리를 때리는 교사로부터 2개월 가까이 지속적으로 머리를 얻어맞은 아이가 안구 이상 증세를 호소해 병원으로 실려가는 일이 있었다며 상담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한번 적발로 파면·해임될 수 있는 성추행과 금품수수 비리 사례도 여전했다.

한 학부모는 “여고 담임교사가 여학생을 암암리에 성추행해왔다.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해당 교사를 처벌할 것을 학교측에 요청했지만 ‘조작이다’ ‘학생이 선생님을 사랑해 빚어진 일’이라며 발뺌만 했다”고 주장했다.

60세 가까운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가 여자아이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들통나 해당 교사가 병가를 낸 뒤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됐는데 다시 복귀할까봐 걱정된다는 학부모의 상담 사례도 있었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를 둔 또 다른 학부모는 “담임교사가 자주 전화를 걸어와 ‘아이가 이상하다’ ‘하루도 혼나지 않는 날이 없다’고 말해 걱정된다. 다른 학부모들은 촌지를 주면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특히 자퇴를 강요하는 담임교사 때문에 “죽고 싶다”고 하소연한 고교 1학년 학생의 상담사례는 일부 교사들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어느정도로 심각한 수준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학생은 “집도 가난하고 부모님 사이도 좋지 않다. 급식비나 학교운영비가 밀릴 때가 많은데 그러면 담임선생이 학생들 앞에서 ‘네가 돈 제대로 낸 적 있어’라며 모욕을 준다. ‘그냥 자퇴해’라는 말까지 들었다”며 “학교가기가 너무 싫고 자살생각까지 든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5일 “교사문제 상담은 매년 전체 상담건수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2008년 총 604건 중 187건(30.9%), 2009년에는 522건 중 174건(33.1%)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가해교사들의 반론없이 학생과 학부모들 주장만 일방적으로 싣고 있어 과장과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교육전문가들은 최소한 교육당국의 교육비리 척결, 부적격 교원 퇴출 작업에도 현장 만족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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