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 올해 주인공으로 낙점
“처음에는 저보다 훌륭한 영화인이 많다고 극구 사양했는데 한국 배우로서는 가장 많은 영화에 출연하다 보니 이런 기회가 돌아온 것 같습니다.”배우 김지미가 11일 부산 해운대 피프빌리지 야외공연장에서 핸드 프린팅 행사를 가진 뒤 자신의 손도장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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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까지 세계 영화인 39명이 핸드 프린팅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한국 사람은 10명밖에 안 된다.”면서 “(김지미) 여사께서는 TV에 한 번도 나간 적 없이 영화에만 출연한 진정한 영화인이다. 부산영화제에서 이처럼 대단한 분의 손 모양을 영구적으로 갖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지미는 “너무 과찬을 해 주셔서 영광이다. 부산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열어준 데 이어 핸드프린팅 기회까지 줘 너무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김지미는 행사장을 찾은 나이 지긋한 팬들을 향해 “평생 사랑해주고, 잊지 않고 이 자리에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 젊은 영화 팬들을 향해서는 “많이 아끼고 봐주고 격려해주며 한국 영화가 세계 곳곳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여고시절이던 1957년 고(故) 김기영 감독의 ‘황혼 열차’를 통해 은막에 데뷔한 김지미는 가장 최근작인 ‘명자 아끼꼬 소냐’(1992)에 이르까지 7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후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하는 한편, 국내 영화계가 어려웠던 1990년대 말 영화인협회 이사장을 맡아 한국 영화 발전에 힘을 보탰으며, 스크린쿼터 (한국영화 의무 상영일수) 지키기 운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한 ‘충무로 여걸’이다.
부산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0-10-12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