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비리’ 홍보업체 대표 ‘로비 의혹’ 수사 번지나

‘대우조선 비리’ 홍보업체 대표 ‘로비 의혹’ 수사 번지나

입력 2016-08-24 11:10
수정 2016-08-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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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前행장 외 전직 검찰 고위인사·유력 언론인 등과 친분

검찰이 남상태(66·구속기소)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의심받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 대표 박수환(58·여)씨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가운데 로비 의혹 수사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24일 검찰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박씨는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뿐 아니라 전직 검찰 최고위 관계자, 유력 언론사 고위간부 등과 친분을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 등 ‘대우조선 비리’에 초점을 맞춰온 검찰이 정·관계 및 언론계 등을 대상으로 한 다방면 로비 의혹도 들여다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홍보업계에 따르면 박씨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했다. 그는 서울의 한 고교 졸업 후 곧장 외국계홍보대행사의 경리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홍보 업무를 어깨 너머로 배웠고 독학 등으로 유창한 영어 실력을 쌓아 1997년 소규모 홍보대행사인 뉴스컴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컴은 사업 초기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을 주 고객층으로 삼아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

이 회사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업계 평균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면서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국내 최상위권 대학 및 미국 유명 대학 출신 인재들을 주로 영입했다.

박씨는 외국계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으로 다져진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본격적인 국내 영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4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홍보를 맡은 것을 인연으로 당시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후 박씨는 한층 넓어진 인맥을 기반으로 주력 사업인 외국계 기업 홍보대행 외에도 대형 ‘송사 마케팅’ 영역에 진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외환은행과 분쟁에 휩싸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삼성물산과 지분 다툼을 벌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외국계 기업이 참여한 대형 사건의 대언론 창구 역할을 맡았다.

그는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2013년께 친형인 조현준 사장 등을 상대로 고소·고발전을 벌일 때 조 부사장 편에서 언론 홍보를 담당했다.

작년 롯데그룹 ‘형제의 난’ 때도 밑에 있던 직원이 독립해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신동주 회장 측 홍보대행을 맡아 박씨와의 연계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박씨의 존재감은 소규모 홍보대행사 대표 이상으로 훌쩍 커졌다고 업계 관계자들을 전한다.

실무 담당자들의 의사와 관계 없이 ‘고공 수주’를 진행한 박씨의 업무 스타일 탓에 대기업 홍보 담당자들 사이에서 ‘슈퍼 을’로 통했다는 후문도 있다.

한 대기업 홍보임원은 “박씨는 보통의 홍보대행사 관계자들과는 태도가 달리 오히려 고압적으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검찰은 박씨 회사가 본연의 홍보대행 업무 수위를 넘어서 남 전 사장의 연임 청탁 등 각종 이권에 관여하는 로비스트 내지는 불법 로펌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면서 박씨가 친분을 앞세워 사업에 활용한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실제로 박씨의 업무를 돕고 댓가를 챙겼는지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안팎에선 박씨가 민 전 행장, 검찰 최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 K씨, 유력 언론사 고위간부 S씨와 같은 언론사 간부 K씨, 여타 언론사 관계자 등과도 친분이 두터웠다는 얘기가 나온다. S씨 형은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비리 수사의 연장선에서 박씨를 수사 중”이라면서도 “박씨가 사실상 불법 로펌과 같은 형태로 회사를 운영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 수사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수사는 결국 범죄 혐의를 따라가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박씨 부분에 대해 수사를 하는 상황이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있지도 않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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