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최순실 조카 장시호 스포츠 이권개입 본격 수사

檢, 최순실 조카 장시호 스포츠 이권개입 본격 수사

입력 2016-11-03 10:50
수정 2016-11-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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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금지 조치…문화관광부·강원도 등에서 자료 확보

검찰이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조카 장시호(37·개명 전 장유진)씨를 출국금지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선수 출신인 장씨는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동계스포츠 분야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산다. 검찰 수사가 최씨 일가 비리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법무부의 협조를 받아 장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자료 수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운영하는 업체에 거액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법인 등록지인 강원도로 부터 예산 집행 내역과 사업계약서 등을 받아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2년새 장씨가 사업 형식을 빌어 스포츠 분야의 각종 이권에 개입한 흔적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작년 6월 설립된 비영리 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대표적이다. 장씨는 센터 설립에 막후 역할을 했고 문체부의 지원 아래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사·자금관리 등을 총괄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우수한 체육 영재를 조기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성장시키는 것을 사업 목적으로 내세웠는데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문체부로부터 6억7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삼성전자도 작년 9월부터 올 2월까지 센터가 주관하는 빙상캠프 후원 등의 명목으로 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더스포츠엠’이라는 회사도 의혹 선상에 올라 있다. 올 3월 설립된 이 업체는 불과 3개월 뒤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국제행사 진행을맡았다.

자본금 1천만원에 이렇다 할 실적도 없는 신생업체가 이러한 계약을 따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K스포츠재단을 배후에서 움직이는 최순실씨와 모의해 국가사업에 관여하며 사익을 취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내후년 치러질 평창 동계올림픽의 기념품 제작·판매, 시설관리, 스포츠용품 납품 등 각종 이권을 노리고 기획 설립한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장씨가 김 종 전 문체부 2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사업상 도움을 받았다는 증언도 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국정 현안을 보고하고 인사청탁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장씨는 재단 자금 유출 창구로 의심받는 최씨 개인회사 ‘비덱스포츠’ 설립에 관여하는 등 최씨의 뒤에 숨어 사실상 ‘비선실세의 실세’로 군림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뒤따른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최씨 일가 비리 전반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씨의 친언니이자 장씨 모친인 최순득씨도 300억원대 재산 형성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장씨도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중문관광단지 인근에 토지 2만575㎡(약 6천224평) 토지와 빌라 한채 등 200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으로 파문이 일던 즈음 급매물로 내놓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장씨가 지난 수일간 수십억원의 현금을 인출하고 여러 토지를 처분하고 있다”며 “재산을 정리해서 해외 도피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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