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지나던 김기태 감독에게 거센 항의
뿔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팬 50여명이 27일 오전 10시 30분께 광주 서구 챔피언스필드 앞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지난 24일 베테랑 투수 임창용(42)을 방출한 김 감독과 구단에 단체로 항의하기 위한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집회 장소 한쪽에는 ‘기아타이거즈의 명복을 빕니다’, ‘기태는 가시지만, 기아는 영원하다’ 등 글귀가 적힌 조화를 세워뒀다.
팬들은 주최 측에서 나눠주는 마스크를 나눠쓰고 “김기태 아웃”을 목청껏 외쳤다.
주최 측이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집회 장소를 지나던 김 감독은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팬들은 김 감독에게 “연봉과 상관없이 선수로 계속 뛰고 싶다는 임창용 선수의 입장을 듣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팬들이 수긍하고 알아들을 수 있게 방출 이유를 설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이 없다면 당연히 방출돼야 한다”며 “하지만 신인선수 중 시속 140㎞를 던지는 선수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감독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팬 한명을 대표로 불러 감독실에서 대화를 나눴다.
이와 별도로 집회를 시작한 이들은 “임창용 선수는 우리에게 ‘창용불패’로 불리며 즐거움을 줬다”며 “프로란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하고 그는 아직 뛰어난 선수 중 한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남이 소중한 만큼 끝맺음도 소중하다”며 “임창용 선수를 어떻게 떠나보내야 할지 구단은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임창용 선수의 방출 선언을 즉시 철회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챔피언스필드 구장 안에서는 KIA 선수단과 팬이 함께 하는 ‘2018 호랑이 가족 한마당’이 열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