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이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의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최경희 총장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내용을 적은 팻말을 몸에 걸고 시위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학내 본관 점거 농성 사태 28일째인 24일 재학생들과 처음으로 공식적인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이화여대는 이날 낮 3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홀 이삼봉홀에서 소통과 학내 안정화, 학교 발전 등에 대해 학생들과 논의하는 ‘총장과의 열린 대화’를 2시간 30분 동안 진행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행사에는 최 총장과 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와 약 40명의 재학생이 참여했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고 갔다.
최 총장은 ‘농성 현장에 경찰 투입을 요청했는가’라는 질문에 “감금자 구조를 위해 경찰에 공문을 보냈지만 (출동하는 경찰관) 규모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소환 통보받은 학생들에 대한 대응’ 질문에는 “탄원서와 호소문을 경찰에 제출했고 법대 교수와 동문 등을 통해 법률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총장이 재학생과의 대화 행사를 하는 동안 일부 학생들은 행사장 밖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실 해명을 요구합니다’, ‘면대면 강요는 대화가 아닌 폭력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행사가 끝나고 퇴장하는 최 총장을 향해 일부 학생들은 “사퇴해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본관에서 농성하는 학생들은 “총장 사퇴가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불통·불신·기만과 경찰 병력 투입 등으로 얼룩진 과거 위에서 어떤 희망의 싹도 자라날 수 없기에 사퇴를 요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이화여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2차 성명을 내고 교수 191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는 130명(명예 교수 2명 포함)이 기명으로,61명이 무기명으로 참여했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소통 부재와 일방적 리더십으로 현 사태를 초래하고 공권력까지 투입해 학생의 자존감과 교수의 권위를 실추시킨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일 최 총장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철회를 밝혔지만 학생들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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