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위에 물을 부으면 왜 자꾸 가라앉지?” “갑자기 무거워지니까 그렇지.” “무거우면 가라앉는다고? 그런데 가라앉지 않을 때도 있어.”…(도르래로 물을 퍼서 배 위에 부은 뒤)…“이것 봐. 가라앉을 것 같지만 가라앉지 않잖아.”… 피츠버그 어린이박물관 3층에 설치된 수조 주변에서 만난 안드리아와 아빠는 질문과 대답을 번갈아 합니다. 그냥 물체의 밀도와 무게중심을 설명하면 될텐데 아빠는 여러 번 물을 붓는 안드리아를 보며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저렇게 해서 세상의 수많은 이치를 언제 다 가르칠까 걱정됩니다. 어쩌면 저런 식으로 밀도를 깨친 안드리아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더 멋진 배를 만드는 엔지니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정작 엔지니어가 되는 사람은 같은 시간 책상에 앉아 밀도와 무게중심에 대한 기존 윈리를 외우던 누군가가 아닐까 하는 게 저의 현실적 상상입니다. 우리는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0-07-27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