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우병우·이석수’ 정면돌파 선택

검찰총장, ‘우병우·이석수’ 정면돌파 선택

최지숙 기자
입력 2016-08-23 23:24
수정 2016-08-2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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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공정에 대한 고심 끝 결단”

윤 고검장, 국정원 조작 등 지휘
禹와 연수원 동기 외 연관 없어
수사방향·계획 오늘 공식발표

김수남(57) 검찰총장이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과 이석수(53) 특별감찰관의 수사기밀 유출 논란에 대해 ‘특별수사팀 구성’ 카드를 뽑아들었다. 우 수석에 대한 의혹 제기를 임기 후반 정권 흔들기 의도로 보는 청와대의 불편한 기류와 여야 정치권 공방 앞에서 정면돌파의 길을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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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이석수 의혹’ 수사 지휘할 윤갑근 대구고검장
‘우병우-이석수 의혹’ 수사 지휘할 윤갑근 대구고검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의혹 수사를 지휘할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23일 상경해 서울 KTX 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시점은 지난 18일이다. 김 총장이 윤갑근(52) 대구고검장을 필두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기까지 엿새가 걸렸다. 김 총장의 고심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면 수사 과정에 대한 관심과 수사 결과에 거는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부담을 고스란히 검찰이 안고 가야 한다. 그러나 김 총장은 현직에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에 대해 유례없는 동시 수사를 택했다. 수사의 향방은 아직 미지수지만 김 총장의 이런 선택은 엄정한 수사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이 나온다.

대검 관계자는 23일 “총장이 수사 공정성에 대한 고심 끝에 직접 내린 결단”이라면서 “여러 안을 놓고 장단점을 살폈는데 그중 특수팀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향후 특수팀의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직접 보고받을 방침이다. 윤 고검장은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우 수석이 김 총장을 거치지 않고도 수사 경과를 파악할 수 있다는 등의 우려와 관련해 “수사 보고 절차에도 오해가 없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특수팀의 수장을 맡은 윤 고검장은 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3차장 검사,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이다. 2014년엔 대검 강력부장으로 ‘국정원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팀장을 맡아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고 사법연수원 19기다. 우 수석과 연수원 동기라는 점 외엔 별다른 학연·지연이 얽혀 있지 않고 수사능력도 갖춰 적임자로 꼽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팀은 향후 우 수석을 둘러싼 직권남용 및 횡령 등 혐의와 이 감찰관의 직무상 기밀누설 혐의 등을 함께 수사하게 된다. 중앙지검 조사1부에서 맡았던 시민단체의 우 수석 고발 건도 넘겨받아 일괄 수사할 방침이다.

윤 고검장은 이날 오후 곧바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향후 수사 방향과 계획 등 구체적인 사항은 내일 공식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팀은 24일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 팀 구성 확정과 고발 내용 검토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6-08-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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