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PO 5차전 관전포인트
끝내 마지막까지 왔다. 올인, 총력전이다. 삼성과 두산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PO) 5차전이 12일 대구에서 열린다. 다시 한번 혈전이 예상된다. 이전 4경기는 모두 1점차로 끝났다. 매 경기 살얼음판이었다. 흐름이 넘어갔다 싶다가도 후반에 뒤집혔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까지 아무도 안심하지 못했다. 최종전은 더욱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1~4차전을 치르며 두 팀 다 가용전력을 있는 대로 소모했다. 둘 다 불안요소와 변수가 너무 많다. 두 팀의 강약점을 점검해 본다.두산의 희망요소다. 히메네스는 2차전에서 7이닝 5안타 무실점 투구했다. 별다른 위기 상황 없이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145㎞를 웃도는 슬라이더와 싱커의 볼배합이 여전히 위력적이다. 스트라이크존을 좌우 폭넓게 활용하면서 땅볼을 유도한다. 2차전 투구 뒤 4일을 쉬었다. 충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정도다. 불펜피칭에선 좋은 공끝을 보여줬다. 제구력이 다소 들쭉날쭉하지만 오히려 타자들을 현혹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삼성 타자들의 참을성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올해 포스트시즌 포함, 삼성 상대 5경기에서 4승 무패. 방어율 1.13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 차우찬은 1차전에서 안 좋았다. 4이닝 5안타 5볼넷 5실점했다. 구위는 괜찮았지만 멘탈에 문제가 있었다. 부담감이 제구에 그대로 반영됐다. 그러나 4차전 두 번째 투수로 나가 1이닝 무실점했다. 자신감을 회복했다. 체력이나 구위는 히메네스보다 낫다.
●불안과 희망 교차하는 불펜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이 승리투수가 된 건 딱 두 차례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 김선우와 플레이오프 2차전 히메네스였다. 그만큼 투수교체 타이밍과 수싸움이 중요해지고 있다. 5차전 역시 승부는 불펜싸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정규시즌 삼성은 리그 최고 불펜을 자랑했다. 그런데 현재는 아니다. 정현욱의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정현욱은 기본적으로 직구 투수다. 돌아가지 않고 직구로 상대를 윽박지른다. 자연히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 답이 없다. 유일한 왼손 권혁도 안 좋다. 두산 좌타 테이블세터진에 대한 대비가 힘들다. 안지만은 4차전에서 1이닝 3안타를 맞았지만 구위나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
두산 불펜진은 피로도가 극심하다. 고창성은 지친 기색이 확연하다. 구위-제구력 모두 정상이 아니다. 정재훈은 이틀을 쉬면서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 심리적 문제를 해결했을지는 미지수다. 불펜의 키는 왈론드다. 변화구 움직임이 좋다. 어느 타이밍에 투입될지가 관건이다.
●두산 - 삼성 분위기는 백중세
둘 다 좋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혈전을 치른 두산은 팀워크가 최고조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4차전 패배 뒤 “그동안 모르던 선수들의 좋은 점을 느꼈다. 졌지만 기쁘다.”고 했다. 그만큼 선수단 분위기가 괜찮다.
투수들은 지쳤지만 타자들 타격감도 한창 물이 올랐다.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팀타율 .338을 기록했다. 상하위 타선의 균형은 삼성보다 훨씬 앞선다. 김현수 부활조짐도 긍정요소다.
삼성도 독이 올랐다. 모두가 유리하다고 했던 시리즈가 여기까지 오면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고참 양준혁과 배영수가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꼭 이긴다.”는 결기가 선수단을 감싸고 있다. 타격감도 나쁘지 않다. 팀타율 .295다. 3번으로 올라선 박한이는 여전히 컨디션 최고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10-13 2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