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화물선 기름유출’ 해경대원들 온몸 던져 막아

‘부산 화물선 기름유출’ 해경대원들 온몸 던져 막아

입력 2014-02-16 00:00
수정 2014-02-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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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해경청 신승용·이순형 경사 로프 타고 구멍 틀어막아

부산 앞바다에서 기름이 유출된 화물선에서 해경 대원들이 로프 하나에 의지해 유출 부위를 틀어막아 피해를 줄였다.

15일 오후 2시 20분께 부산시 영도구 태종대 남서쪽 3.2마일(5.1㎞) 남외항 묘박지에서 라이베리아 국적 8만8천t급 화물선 캡틴 방글리스호가 460t급 유류공급선과 충돌해 화물선 왼편 연료탱크 부위에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구멍이 생겼다.

신고를 받고 부산해경과 남해해경청 소속 대원들이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사고 발생 1시간 40여분 만인 오후 4시께였다.

사고 직후 유류공급선이 밸브를 잠그고, 화물선도 수평탱크를 이용해 선체를 구멍이 난 반대쪽으로 기울이는 조처를 했지만 화물선에 적재된 벙커C유 1천400t 가운데 상당량이 이미 해상으로 유출된 상태였다.

해경은 사고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남해해경청 특수구조단 소속 신승용(42)·이순형(36) 경사에 특수임무를 맡겼다.

이들의 임무는 기름이 흘러나오는 선박 파손부위를 틀어막아 유출을 최소화하는 일이었다.

이들은 로프 하나에 의지해 화물선 왼쪽 외부에 매달린 채 원뿔 모양의 나무 쐐기와 부직포 형태의 기름 흡착제로 선박 파공 부위를 막기 위해 필사의 작업을 벌였다.

파손된 화물선의 구멍에서는 검고 끈적끈적한 벙커C유가 솟구쳐 올랐고 인화성 강한 유증기도 쉴 새 없이 새어 나오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줄 하나에 매달린 채 높은 파도로 화물선이 휘청거려 중심조차 잡기 어려웠지만 신 경사와 이 경사는 벙커C유를 뒤집어쓴 채 사투를 벌였다.

이들은 서로 로프를 잡아주면서 번갈아가며 구멍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작업 2시간여 만인 오후 6시 19분께.

목숨을 내건 이들의 사투 끝에 시커먼 벙커C유가 철철 흘러넘치는 구멍이 완전히 틀어막혔고 더 이상의 벙커C유 해상 유출을 막을 수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 외벽이 곡선으로 돼 있고 너울성 파도와 유증기 등 악조건 속에서 로프 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인데도 무사히 완수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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