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신속한 초동조치로 2차 피해 없어”…환경단체 “성급한 예단 금물”
15일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화물선과 유류공급선 충돌로 벙커C유 237㎘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부산 외항 일대에 검은 기름띠
부산 화물선 기름유출 사고 이틀째인 16일 남외항 선박 묘박지 부근에 검은 기름띠가 해류를 따라 흘러다니고 있는 가운데 선박을 이용한 방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유출량이 최근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때 해상에 유출된 양(164㎘)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당장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해경의 입장이다.
충돌사고로 선박에 생긴 구멍이 크지 않아 많은 기름이 한꺼번에 유출되지 않았고 오일펜스를 설치해 기름이 넓게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긴급 투입된 해경 특수구조단은 선박에 생긴 구멍을 틀어 막는데 성공했다.
해경은 또 급유작업 당시 벙커C유 온도가 섭씨 50도 정도였기 때문에 휘발된 양도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현재 사고 발생지점에서 남쪽으로 4.5㎞ 떨어진 지점까지 은색과 흑갈색 오염군이 분포하고 있고, 부산 목도 등지에 작은 기름띠 2개가량이 더 형성돼 있지만 방제작업에 무리가 없다는 게 해경의 입장이다.
사고지점이 연안에서 6km 정도 떨어져 있고 해류나 바람 등을 고려했을 때 기름띠가 연안으로 올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이틀째를 맞았지만 부산 태종대와 영도 중리 등지에서는 아직 유출된 기름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기름양이 여수 사고 때보다 훨씬 많은 점을 고려하면 피해규모가 적을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사고 발생지점이 여수 사고 때와 달리 항만 밖이고 해류와 바람을 타고 먼바다 쪽으로 흘러간다는 점은 그마나 다행이다.
기름띠가 연안으로 유입되면 양식장 등 바다와 접해 있는 시설에 크고 장기적인 피해를 준다. 그러나 외해 쪽으로 빠져나가면 자연적으로 정화될 때까지 일시적인 생태계 피해는 있을 수 있지만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사람에게 당장의 피해는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연안에서 발생해 순식간에 바닷가로 밀려왔던 여수 사고와 이번 사고가 다른 양상이라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또 여수 사고 때는 원유가 유출됐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무게가 가벼운 벙커C유라는 점도 방제에 유리한 이유로 분석됐다.
하지만 벙커C유는 원유와 휘발성은 비슷하지만 바다에 유출되면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표층 1m 아래 정도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방제작업에서 어느 정도 기름이 회수될지는 미지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0㎘가 넘는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방제작업으로 실제 회수된 기름양을 따지지도 않고 피해 규모를 예상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여수 사고 때도 처음 발표된 유출 기름양은 적었지만 현장조사에서 유출량이 엄청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유출 규모와 오염범위를 정확히 조사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상당량의 벙커C유가 휘발됐다는 해경 발표는 믿기 어렵고 추정 유출량이 많아 해양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면밀한 현장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