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 불구 ‘반세기 만의 기회’ 놓쳐 실망감
“반세기 만에 찾아온 기회였는데...”2018년.2022년 월드컵 개최지가 발표된 2일 오후 런던,맨체스터 등 주요 도시에 모여 잉글랜드 깃발을 흔들며 발표를 기다렸던 축구팬들은 러시아가 개최지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공영방송 BBC 등 언론매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가 열린 이날 아침부터 스위스 취리히와 주요 도시에 모여 발표를 기다리는 축구 팬들을 연결해 “1966년 이후 처음 월드컵을 개최하게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축구팬들은 전날 내린 폭설로 도로가 마비된 가운데에도 런던 시내 타워브리지 등에 속속 모여들어 BBC의 생중계방송 등을 보며 초조하게 발표를 기다렸으나 탈락 소식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세계 최고 프로축구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를 보유하고 있는 잉글랜드는 북한팀이 이탈리아를 누르고 8강에 진출했던 1966년을 마지막으로 월드컵 유치 기회를 잡지 못해 이번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자,유치 대사를 맡은 데이비드 베컴 등 명사가 총출동했다.
베컴은 트리니다드와 토바고 대표와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고 윌리엄 왕자는 파라과이 대표와 조찬을 함께 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캐머런 총리는 각국 대표들과 연쇄적으로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패한 것으로 전해지자 FIFA 집행위원들의 비리를 영국 언론이 들춰내면서 상황이 나빠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는 지난 10월 함정취재를 통해 FIFA 집행위원 2명이 금품을 받고 표를 행사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으며 FIFA는 2명의 투표권을 박탈했다.
최근에도 BBC가 집행위원 2명이 과거에 스포츠 마케팅 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언론의 폭로성 보도로 불쾌감을 느낀 집행위원들의 반발 심리가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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